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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이야기

5일 배양 배아 이식 7일 차, 8일 차, 임테기 결과

by 원투쓰리포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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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5월 5일 - 이식 7일 차

어제 자정을 넘겨서 잤지만 여전히 새벽 중간중간에 많이 깼다.

오늘은 이식 7일 차이기에 어느 정도 임테기에서 매직아이 흐린 줄이라도 볼 수 있는 시기여서 임테기를 해봤다.

물론 처음에는 까먹고 아침 첫 소변을 일단 놓치고 9시쯤 소변으로 해봤다.

선명한 한줄이다.

하아, 내가 해 온 모든 노력과 먹었던 약들, 그리고 크녹산으로 인한 배의 멍들까지 전부 물거품이 되는 느낌이었다.

이 허탈감을 또 느끼다니 내 인생도 참 가혹하다.

분명 90퍼센트는 비임신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오늘까지는 약을 중단하지 않고 다 쓰기로 했다.

평소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크녹산 주사도 9시에 맞고 크리논겔 질정과 프로기노바 1알 다 9시경에 완료했다.

사실 이 결과를 알았을 때 왜 남편 눈치가 보이나 모르겠다.

90퍼센트 정도로 아니라는 결론을 남편에게도 알려주고 오늘까지는 약을 쓰겠다는 나의 의지도 함께 말해줬다.

어린이 날이자 연휴인데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바람에 덕분에 우리도 집콕 생활을 했다.

이제 마음을 좀 내려놨기에 아침에는 샐러드와 토스트를 챙겨먹고 다시 잠을 자다가 점심 쯤 일어나서 나가사끼 짬뽕면을 먹었다.

밀가루가 찬 성질이라 이식과 착상에 해롭다고 해서 피했지만 이제 먹고 싶은 거 어느 정도 다 먹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점심으로 짬뽕을 먹고 또 낮잠을 잤다.

잠을 계속 자서 그런가 평소 수족냉증을 가지고 사는데 오늘은 손발이 평소보다 더 뜨끈뜨끈했고 생리통이 올 것처럼 왼쪽 다리가 저릿하고 오른쪽 아랫배, 자궁쪽은 여전히 우리우리했다.

아마 오른쪽에서 난포가 생성되고 있는 듯하다.

보통 생리 전 이런 느낌이 많았었는데 그럴 경우 한 쪽에서 난포가 먼저 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착상이 한 번도 되지 않아서 모르지만 사람들 말이 착상 증상과 생리통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생리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더 짙어졌다.

저녁은 먹고 싶었던 치킨을 시켜 먹고 비가 잠시 덜 올 때를 틈 타 우산 쓰고 1시간 정도 산책을 다녀왔다.

오늘 하루종일 잠만 자서 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리 전 증후군인지 저녁에도 12시 전에 잠들었다.

 

*이식 7일 차 증상놀이

-오른쪽 자궁쪽이 우리우리한 느낌

-왼쪽 다리 저림(원래 생리통 있는 부위)

-잠이 쏟아짐

-입이 심심함

24년 5월 6일 - 이식 8일 차

오늘은 작정하고 아침 소변으로 임테기를 했다.

여전히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떴고 미리 준비해 놓은 종이컵과 임테기를 들고 화장실로 갔다.

역시나 선명한 한 줄.

내 인생의 혹시는 없는 듯 하다.

크녹산부터 프로기노바, 질정의 모든 약을 자체적으로 중단했다.

원래는 피검사까지 다 쓰라고 하는데 나는 이식 7번째부터인가 그냥 자체적으로 끊었다.

사실 5일 배양 배아 이식 8일 차면 80퍼센트는 희미한 매직아이라도 임테기에서 보여야 한다고 한다.

보통 내가 임테기를 빨리해보는 편이 아니기에 약을 끊어야지 생리도 하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기에 자체적으로 중단한다.

아침 8시부터 김치 부침개를 부쳤다.

신선 채취부터 이식기간까지 통틀어 제일 먹고 싶었던 김치 부침개와 콜라였다.

그렇게 먹고 티비 보며 놀다가 점심은 남편이 사온 만두와 치킨을 먹었다.

매 식단을 단백질과 야채 등 건강하게 먹으며 살아왔던 2주 정도 기간에 대한 치팅데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이렇게 먹고 티비를 보다가 또 낮잠을 잤다.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후 다시 남은 김치 부침개를 먹고 저녁 시간에는 남편과 강아지와 마트를 다녀왔다.

다녀온 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밥을 조금 먹고 11시 반 쯤 잠이 들었다.

사실 난임 카페들을 보면 증상이 있던 사람보다 무증상 임신이 더 많았기에 어느 순간부터 증상에 연연하지 않고 이식 후 날들을 보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알고 나면 참 허무한 것 같다.

산책하는 도중에 남편과 얘기를 하면서 우리의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이 들었다.

이번에 임신이 되었다면 25년 1월의 빠른 생일 뱀띠 아기였는데 혹시나 제왕 절개나 변수가 생겨서 12월 생이 될까 걱정했던 얘기도 하며 그냥 소소히 우리의 대화를 나눴다.

일단 pgt-a를 몇 개 보냈는지도 모를는 상황에서 다음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지난 번 pgt-a 3개 보낸 결과 3개가 폐기였던 만큼 어쨌건 또 난자 채취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더 컸다.

남편은 자기는 괜찮다고 하지만 아침부터 병원에 와 혼자만의 방에 혼자 보내져 정자 채취를 하게 하는 내 마음도 편치마는 않다.

곧 생일인 남편에게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우리 배아들은 눈치마저 지지리 없나보다.

부부 원인불명 난임으로 신선, 동결 다 합쳐 이번까지 9회의 배아 이식을 했지만 한 번도 착상되지 않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래도 이번이 몸이 제일 따뜻했던 것 같고 혈액순환도 제일 좋았던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다음 회차도 이 루틴을 유지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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