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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이야기

시험관 시술 - 신선 7차 ① 과배란 시작

by 원투쓰리포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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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utterstock.com

2024년 3월 11일의 진료를 끝으로 또 한 달이 가고 나의 매직데이는 오지 않았다.
무려 예정일보다 17일이 늦은 날에 시작했고 매직 데이 이튿 날인 4월 15일에 병원에 갔다.
예정일보다 17일이나 늦었는데 초음파로 들여다 본 내 몸은 늦음을 감지하지 못한 채로 평온했다.
다행스러운 건 왼쪽 난포(또는 물혹)가 배란이 되었고 이로 인해 매직데이가 늦어졌을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어쨌건 없어졌으니 이제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어서 좋은 일이었다.
그리하여 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시작된 나의 시험관 시술-신선 배아 7차이다.
초음파 상 오른쪽 4개 왼쪽 1개 난포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고 생리 둘째 날이기도 하고 과배란 약을 쓰면 작은 난포들이 몇 개 더 보일 거라고 한다.
일단 보이는 대로 난포 5개로 시작해서 생리 3일째인 내일부터 폴리트롭을 하루에 300IU를 쓰기로 했다.
매번 쓰던 동일한 용량이었지만 이번에는 150씩 나눠서 왼쪽/오른쪽을 아침/저녁으로 번갈아 주사를 놓기로 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왼쪽 150을 맞으면 저녁에는 오른쪽 150을 맞고, 다음 날 아침에는 오른쪽 150을 맞고 저녁에는 왼쪽 150을 맞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원장님은 의학상으로는 왼쪽으로 놓건 오른쪽에 놓건 상관없지만 그냥 한 번 그렇게 해보자며 웃으셨다.
아침/저녁을 왼쪽/바꿔서 놓는 이유는 아침 호르몬이랑 저녁 호르몬이랑 또 다르니 이 것도 바꿔보자며 그냥 안 해본 거 한 번 씩 해보자고 했다.


고차수인 나에게 뭐라도 그냥 다르게 해보자는 원장님의 생각이 귀엽기도 했고 해봐서 나쁠 것 없는 그냥 플라시보 효과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침/저녁 두 번 주사를 놓는 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뭐가 되든 좋다.
초반에는 주사기가 무서워서 남편이 놔주거나 남편이 시간이 안되면 병원에 놔달라고 간 적도 있었다.
고차수가 된 이제 주사 바늘정도야 배에 혼자 꽂을 수도 있지만 보통 남편이 챙겨서 놔주는 편이다. 표현은 안하지만 이런 배려심 깊은 남편이 있어서 내가 안심하고 계속 시험관 시술을 진행할 수 있는 것 같다.
신섬 6차가 종료된 후 7차 신선 난자 채취를 하기까지 무려 6개월이 흘렀다. 그 동안 내가 해왔던 작은 노력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번에 좋은 배아가 나와서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는 내 몸에 단단하게 뿌리내려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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