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월 24일
대망의 난자 채취 날이다.
22일 저녁 데카펩틸과 오비드렐을 맞은 그 날도 그리고 그 다음 날인 어제까지도 내가 걷는 걸음이 난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만보를 걸었다.
아침 8시20분 예약이었지만 병원에는 8시까지 오라고 해서 갔고 5분 정도 대기 후에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오늘은 정자 채취도 함께해야 해서 남편도 같이 왔다.
혹시나 오빠가 신분증을 까먹을까봐 계속 오빠 신분증만 체크했는데 병원와서 보니 내 핸드폰을 안 가져온 것을 알게되었다.
일단 둘이 같이 있으니 괜찮긴 한데 내가 수술 들어가고 깨어나고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못해서 조금 답답하긴 했다.
먼저 안으로 들어가면 속옷까지 전체 탈의를 하고 임부복 같은 가운을 입는다.
그리고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라고 해서 억지로라도 다녀오고 대기실에 앉아있으면 간호사 분이 순서대로 주사 바늘을 꽂아준다.
오늘 이벤트는 원장님의 지각이었다.
원래 8:20am에 예약이면 간호사분들이 먼저 준비시켜놓고 거의 이 시간 맞춰서 난자 채취를 진행하는데 9시 10분이 넘어도 원장님이 오지 않았다.
물론 간호사 분이 얘기하길 오늘 비도 오고 차가 막혀서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난포 터뜨리는 주사가 시간을 맞춰서 해야하는만큼 늦어짐에 대한 걱정도 살짝은 있었다.
그것도 잠시, 정 안될 시간이면 다른 원장님께 부탁했겠지라는 마음으로 대기실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데 몸 컨디션이 괜찮은지 어머님들이 좋아하는 '좋은 아침'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즐거워하며 기다릴 수 있었다.
다만 오늘따라 핸드폰을 안가져와서 이런 상황을 오빠한테 전달하지 못해서 아쉬움은 있었다.
9시 20분쯤 원장님이 왔고 제일 먼저 ERA검사하는 분이 호명되었고 그 후 채취하는 사람 1,2,3과 마지막으로 이식하는 사람 2명을 호명하는 듯 했다.
나는 채취하는 사람 중 3번이었고 들어가자마자 어제 저녁에 항생제와 함께 프로기노바를 잘못 복용한 걸 얘기했고 질정만 아니면 괜찮다고 했다.
그 후 프로락틴(유즙 분비 호르몬) 수치를 물어봤는데 원장님이 "잠들기 전에 그게 제일 궁금한거죠"하며 결과 차트를 보면서 수치가 63으로 높아서 약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하며 커버락틴 약으로 수치를 떨어뜨리기로 했다. 이어서 오늘 본인이 일이 있어서 좀 늦게 되었고 이제 이런 일 없을 거라며 호호호 이야기 하는데 차가 막혀서 늦는 듯 하다고했던 간호사 분의 쉴드가 다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순수하게 다 얘기해주는 원장님이어서 그냥 내 마음의 편견없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고 넘어가게 되었던 것 같다.
깨어나고 보니 원장님이 앞에서 간호사 분께 칼슘 수액 처방을 하고 있었고 마취에서 막 깨어난 터라 내 처방인지도 모르고 듣고만 있었는데 간호사 분이 가져와서 칼슘 수액으로 바꿔서 한다고 해서 또 수액을 1시간 정도 맞았다.
오늘 난자 채취 결과는 12개였고 나에게 두 자리 수의 채취 개수는 처음이다.
이틀 전보다 1개가 더 보여서 가장 작은 난자까지 꺼낸 듯 하다.
너무 기분이 좋았고 수액 다 맞고나서 아래 거즈를 빼내고 나서 미리 언지가 없던 칼슘수액이 왜 처방되었는지 간호사분에게 물어보니 난자 개수가 많으면 처방이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인트라 리피드처럼 비급여로 5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에 와서 세부 내역을 살펴보니 칼슘 수액은 776원이라는 새콤달콤 급의 가격이었다.
뭐가 되었던 원장님이 처방을 냈으면 하고 왔을거 같긴한데 집에와서 수가를 보고 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과배란 증후군에 대한 안내문도 받았다.
다만 오늘 주사 바늘 꽂을 때 간호사 분이 이상한 데를 찔러서 팔이 붓고 멍이 들어서 그 부분이 무거운 기분 빼고는 12개 채취한 것 치고는 배도 별로 안 아프고 기분도 좋다.
채취 전 채혈도 하고 수액도 맞고 해서 왼쪽 팔에 주사 바늘이 많았는데 난자 채취하는 수술방 구조 상 왼쪽 혈관에 주사바늘을 꽂아야 한다고해서 알았다고는 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보통 수면 마취하면 집에 돌아와서 한 숨 더 자는데 오늘은 정말 컨디션이 좋아서 잠 한 숨 안자고 쉬고 있다.
이식 날까지 좋은 컨디션 유지해서 난자 채취 결과처럼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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